
지인을 믿고 물건을 팔거나 돈을 빌려줬다가, 시간이 지나도록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처음엔 말을 믿고 기다리다가, 결국 지급명령까지 신청해 확정받았지만 상대방은 여전히 상환 의지가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채권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단순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채무자를 압박하고 향후 강제집행을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지급명령 확정의 의미와 활용법
지급명령은 민사소송보다 간단한 절차를 통해 채무자에게 돈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받아내는 제도입니다. 이 지급명령이 채무자에게 정당하게 송달되고 나서도 이의가 제기되지 않으면,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됩니다. 즉, 채권자는 이를 바탕으로 재산조회 및 강제집행까지 이어갈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급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후속 조치를 하지 않는데, 채권자 입장에서는 이 시점부터가 진짜 대응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환 압박을 위한 첫 조치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채무자에게 지급명령이 확정되었음을 명확하게 알리는 것입니다. 종종 상대방은 지급명령서가 송달되었음에도 내용 자체를 무시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내용증명 우편을 통해 공식적으로 지급명령 확정 사실과 상환 요청을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나중에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채무자가 채무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이와 함께 문자메시지, 이메일, SNS 메시지 등으로도 반복적인 상환 요청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감정적인 표현보다는 “지급명령이 확정되었고, 이후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중심으로 전달하는 것이 심리적인 압박에 더 효과적입니다.
재산조회 신청으로 강제집행 준비
채무자가 자발적으로 상환하지 않을 경우, 다음 단계로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재산조회 신청입니다. 지급명령이 확정된 상태라면, 채권자는 채무자의 재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법원에 재산명시신청이나 재산조회촉탁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채무자의 은행계좌, 차량 소유 여부, 부동산 보유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실제로 집행 가능한 재산이 발견될 경우 곧바로 압류 절차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 재산조회를 신청하려면 일정한 서류와 함께 소액의 수수료(통상 5천 원 ~1만 원)를 제출하면 되며, 보통 12개월 내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채무자의 재산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라도, 조회 결과를 보관해두면 이후 추심 경로를 재설정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강제집행의 실제 적용
재산조회 결과를 통해 채무자의 예금계좌나 급여, 차량, 부동산 등의 자산이 확인되면, 이를 기반으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통장 압류입니다. 채무자의 은행계좌를 압류하면, 일정 금액 이상이 입금되었을 때 그 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채무자가 일정 급여 이상을 받고 있는 직장인이면 급여압류도 가능합니다. 다만 이 경우 일정 금액 이하의 생계유지금액은 법적으로 보호되므로, 회수 가능액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차량 등록이 확인되면 자동차 가압류, 부동산 소유가 확인되면 부동산 가압류 및 경매 등의 절차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채무자가 단기간 내에 상환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압류를 통해 채무 이행을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지속적인 기록과 정리의 중요성
채권 추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문자, 카카오톡, 이메일, 내용증명 등 어떤 방식이든 상대방과의 대화 내역이나 지급명령 송달 사실, 재산조회 결과 등을 꼼꼼히 정리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향후 강제집행뿐 아니라 추후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에도 이러한 자료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또한, 채무자의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의 인적사항을 정확히 확보해두는 것도 필수입니다. 이 정보가 정확할수록 법원의 집행력이 신속하게 발휘되며, 무효 송달이나 주소지 불일치로 인한 소송 지연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돈을 빌려줬는데 받지 못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스트레스입니다. 특히 지급명령까지 확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면, 법적 권리를 충분히 활용하여 압박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 회수가 어렵다고 해도, 하나하나 절차를 밟아가며 압박과 집행 준비를 병행한다면, 결국은 채무를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단계별로 철저하게 대응해보시기 바랍니다.